미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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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일2019-10-31
- 등록일2020-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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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급사우리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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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사실은 말이죠, 이, 비라는 게요”습기에 눅진눅해진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중년의 사내는 말을 이어갔다. 몇 없는 가닥가닥이 볼품없게 젖었다. 어쩌면 머릿기름에 절어있는 것일 수도 있다. 차라리 반짝이는 대머리였으면 더 나았으련만.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물방울이라는 거죠. 장마에 내리는 세찬 비도 사실 크기만 큰 물방울이랍니다.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우산을 쓴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거리, 무중력을 부유하는 것처럼 둥둥 떠 있는 빗방울들.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시간이 멈춘 곳이라면 모를까.
지금 내 앞의 중년 사내, 그니까 아파트 복도를 돌아다니던 이 외판원은 노력하고 있다. 그것도 엄청나게. 이런 빗줄기가 실컷 쏟아지는 날에, 대체 누가 저 미련한 기계를 품고 돌아다니고 싶어 한단 말인가. 게다가 이 외판원은 끈질겼다. 그 서너 개의 박스를 들고, 사십 분 동안이나 했던 설명을 또 하고 또 하며 현관 앞에서 열변을 토하고 있다. 말하자면 그 물방울 청소기에 대해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