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곳에 존재하는 로마니의 황제 퀴에크
- 저자김솔
- 출판사arte
- 출판일2020-01-06
- 등록일2020-06-12
보유 2,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1, 누적예약 0
책소개
“관용은 없고 편견뿐인 세상 사람들에게 새로운 눈과 귀”가 되어줄, 어느 로마니가家의 아주 특별한 기록 “현재란 과거의 결과물이나 미래를 길러내는 양분도 아니며, 오히려 미래의 결과물이자 과거를 파괴하는 바이러스라고 생각하셨다. 어제의 삶은 오늘의 실수와 후회로 이미 파괴되었고 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내일이 기약되어 있으며, 꿈 때문에 인간이 퇴화하고 있다고 걱정하셨다.”_ p. 91 ‘모든 곳에 존재하는 로마니의 황제 퀴에크’라는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이 책은 로마니의 역사, 특히 퀴에크 가문의 파란만장한 시간을 보여준다. 그런데 일반적인 소설의 모습이 아닌, 작중 화자가 써내려간 역사책의 형식이다. 이 역사책에는 참고 문헌 대신 특이하게도 괄호의 문장들이 있다. “여기까지 읽은 자에게 영광을!”로 시작하는 이 괄호 안의 문장을 황제와 그의 가족들 앞에서 절대로 소리 내어 읽으면 안 된다고 화자는 밝히고 있다. 황제와 그의 혈족들은 문맹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보일 수 없는 내용이 바로 이 괄호 안에 묶인 것이다. 보이기 위해 만들어진 역사가 아닌, 어쩌면 진실에 조금 가까운 이야기가 이 괄호 안에 있는 것일까. 조금은 특별한 형식의 이 기록물은 그 시작부터 독자들을 흡인력 있게 끌어당긴다. 이 책은 역사학자 보그단 마텔에 의해 기록된 셈 로만디의 과거와 현재의 기록이다. 셈 로만디는 로마니의 황제 플로린 퀴에크에 의해 루마니아 영토 안에 건설된, 전 세계 모든 로마니의 유일한 자치국이다. 그런데 역사학자 는 사실 거짓 신분이라고 화자는 책의 도입부에서 밝힌다. 선교를 위해 셈 로만디에 파견되었으나 신분을 밝히지 못하고 역사학자라고 둘러댄 것이다. 교회를 세우는 일보다 성서를 번역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하던 그는 로마니의 현실과 그들의 과거를 알수록, 이웃의 위선과 위악을 고발해야겠다는 의무감이 강력해졌다. 이 책의 기록은 그 결과물이다. 제국주의 시대, 나치의 만행은 다시는 되풀이돼선 안 되는 추악한 역사로 기억되고 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아픈 시기, 그 참혹한 역사의 뒷면엔 로마니가 있었다. 당시 유대인의 피해 사실과 저항의 활약상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로마니의 기록은 찾기 힘들다. 그들을 외면한 것은 누구였을까, 이 책을 읽는 이는 어쩌면 스스로에게 그런 질문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관용은 없고 편견뿐인 세상 사람들에게 새로운 눈과 귀를 만들어주고 싶었”던 화자는 과연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그의 바람처럼 이 기록을 읽은 후 우리는 “진심으로 로마니를 위무하게 될”까. 「작가 노트」에서 김솔이 제11회 베를린 올림픽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은 어쩌면 로마니의 역사가 우리와 전혀 다른 이들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자 함이었는지 모른다. 베를린의 모든 로마니가 체포되어 공동묘지와 쓰레기 매립장에 강제로 수용되었던 그때, 일장기를 달고 1등과 3등으로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한 두 명의 (우리나라) 선수는 패자의 모습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으니. 이 소설은 작가가 인용하고 있는 1937년 12월 25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집시의 조국 건설’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이 단신 기사에는 조국을 되찾게 된 유대인 이야기에 이어 방랑의 민족이 무솔리니로부터 일정 지방을 국가 건설을 위해 제공받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국만리의 이 소식이 식민지하의 국민들에게 어떤 희망을 품게 했을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모든 곳에 존재하는 로마니의 황제 퀴에크』는 작은 책 안에 거대한 서사를 담아 독자들을 압도하며, 그들의 이웃이었으나 그들을 외면했던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동시에 생각하게 만든다.
저자소개
1973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201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내기의 목적」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암스테르담 가라지세일 두번째』 『망상,어語』, 장편소설 『너도밤나무 바이러스』 『보편적 정신』 『마카로니 프로젝트』가 있다. 제3회 문지문학상, 제22회 김준성문학상, 제7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목차
모든 곳에 존재하는 로마니의 황제 퀴에크 작가 노트 _ 그들만의 올림픽과 아무도 막지 못한 비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