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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기뇰 - 이태형 소설집
그랑기뇰 - 이태형 소설집
  • 저자이태형
  • 출판사실천문학사
  • 출판일2018-12-21
  • 등록일2019-07-18
보유 2,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인류 전체의 육체, 그리고 주이상스(Jouissance) 해설 이태형 소설은 『그랑기뇰(Grand Guignol)』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어른을 위한 B급 호러이며 그 호러의 서사화이다. 그러나 그의 단편들은 B급 호러물의 분명한 선악 구도를 벗어나 있으며 소설 내부적 A급 서사를 워딩(wording)하고 있다. 『그랑기뇰(Grand Guignol)』 첫 번째 단편 「질병 보고」의 전염병은 세계보건기구(WHO) 전염병 등급 6단계이다. 6등급은 전세계적 경보인 판데믹(pandemic) 경보이다. 판데믹 상황에서, 즉 생존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상황에서 그야말로 어찌어찌하여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소년’의 이야기로 읽힌다. 그러나 시종 모든 단편에 등장하는 ‘소년’의 가치 판단은 2분법적 선악 구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소년은 집단 따돌림으로부터 굶주림으로부터 아버지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선악적 판단에 자신을 가둘 수 없는 호러적 서사 진행을 보인다. 「질병 보고」에서 자신의 창작 기법조차 노출하는, 이미 활자화된 부분을 지우는 방식을 택한다. 그러나 그 내용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이태형의 소설적 살아남기는 각 단편 속 소년의 살아남기와 흡사하다. 「질병 보고」의 소년은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괴사」의 단계를 밟게 되고, 불타거나 파손되지 않은 푸른 벽돌 저택 또한 뒤따르는 두 번째 단편 「괴사」로 이동해 이어진다. 습하고 축축하고 어두운, 저택 지하에 갇힌 소년은 파충류와 조류, 특히 ‘메기’라고 명명되는 어류들에 둘러싸인다. 소년의 몸 또한 인간의 모습으로 보기는 어려운, 파충류나 일종의 어류군으로 변해 있음은 「그랑기뇰」의 기본적 등장인물 변화의 모습이다. 온전한 모습으로 묘사 진술된 인물들은 대개가 침략자들이거나 사냥꾼 정도이다. 끔찍하고 공포스러운 판데믹에서 동물적 감각으로 살아남았으니 길게 설명할 필요 없이 그 소년의 모습은 사람의 모습이라 보기 어렵다. ‘팔 다리 있는 물고기’(p.54)에 이르면, 그 괴기스러움 혹은 키치적 상상력은 B급 호러물을 넘어선다. 그 팔 다리는 역 진화의 과정을 겪는 인간의 팔 다리일 수 있다. 그 팔 다리가 퇴화 혹은 용불용설로 제거된 매끈한 어종으로의 변신을 보여주는 이태형의 소설들은 인간의 진보나 진화를 전혀 믿지 않는 소설이다. ‘걸어다니는 파충류’ (p.55) 또한 같은 맥락이다. 세 번째 단편 「물고기」에도 ‘소년’이 등장한다. 그 단편은 제목조차 그 의도를 전혀 숨기지 않는다. ‘100여명의 노예’(p.77) 아이들을 급기야 물속 생물로 돌려보내는 즉 포유류로의 진화 역 방향 단계로 돌려보내고 만다. 아이들은 곧 물고기들이거나 물고기들이 된 것이다. 아이들의 모습은 눈에 띄게 변해갔다. 아이들의 눈은 이제 더 이상 포유류의 것이라고 보기 힘들었다. (중략) 그 큰 입은 쉬지 않고 뻐끔거렸다. 피부는 점액질로 뒤덮여 미끈거렸다.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에 얇은 물갈퀴가 언뜻 보였다.(p.83) 위 인용문의 내용은 어화(漁化)된 아이들의 모습이다. 은근슬쩍 ‘망상’이 아닐까 의심해 보지만 그것은 진술을 위한 진술일 뿐이다. 앞선 3편의 단편이 일정 부분 내용적 연결고리가 있다면 4번째 단편인 「사형 집행 중」은 어류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뱀 혹은 파충류가 대신한다. 사형 집행인이었던 소년의 아버지 피부는 ‘마치 파충류의 비늘 같이 갈라져 있는 끈적끈적하고도 매끄럽게 반사되던 감촉’(p.96)이었으며 소년이 운신하는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양각 문양은 뱀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태, 두 마리의 뱀이 꽈배기처럼 똬리를 틀고 있는 모습이다. 족장이자 사형집행인이었던 아버지가 아들의 괴기스런 성장 모습에 ‘모욕감’을 느끼고 아들의 돌칼로 자살하고 그 아들은 누군가에게 끌려 5층 대저택에 도달한다. 소년은 거기서 열쇠꾸러미를 발견하고 잠긴 두 개의 방 중 어떤 방을 먼저 공개할지를 전제한, 두 가지 경우의 서사를 노출한다.

저자소개

작품 :

목차

질병보고 - 병 속의 악마 괴사(壞死) 물고기들 사형 집행 중 패치워크 바바 예투? 그랑기뇰? 감상주의 발문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