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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마지막에서 간절히 원하는 것들 - 상처로 남지 않을 죽음을 위하여
생의 마지막에서 간절히 원하는 것들 - 상처로 남지 않을 죽음을 위하여
  • 저자태현정
  • 출판사메이트북스
  • 출판일2020-03-30
  • 등록일2020-06-12
보유 1,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책 속으로 이어서] 독거환자는 임종 후 장례식장으로 모시고 가는 부분이 문제가 됩니다. 직계가족의 이행포기가 있어야 제3자가 도움을 줄 수 있지요. 우리는 주민센터, 보건소, 경찰서의 도움을 받아 간신히 아들과 전화할 수 있었습니다. 아들은 임종 전에는 아버지와 만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장례식장으로 모시고 가는 마지막 여정은 동행하겠다며, 임종 후에 연락을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연락처를 주고받던 장로님에게 아들이 직접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홀로 남은 환자는 임종 전까지 아들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20대 아들이 홀로 장례를 치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라며, 장로님 두 분이 장례 절차에 동행했습니다. 장례를 마친 후 병원을 다시 방문한 아들은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미움 외의 다른 감정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마음이 많이 힘들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친아버지보다 더 따뜻하게 대해주시고 어려운 상황에서 함께한 장로님들 덕에 남겨진 시간이 고통스럽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p.141 나는 가끔 죽음의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 호스피스 병동을 찾아오는 분들을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겨울에서 다시 봄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시작하는 봄 같았습니다. 비록 그 순간이 죽음을 맞이하기 위한 과정이지만, 분명 다시 시작하는 봄 같았습니다. 우리들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만났지만, 그 환자는 겨울 같은 삶 속에서 다시 봄을 만났다고 표현했습니다. 죽음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우리를 통해 느꼈던 계절은 봄이라고 했지요. 다행이었습니다. 봄날 같은 위로를 준 것이니까요. pp.172~173 내가 만난 환자들은 내게 그들의 삶을 알려주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남편의 잦은 바람 때문에 이혼을 하고 어린 자녀를 힘겹게 키워낸 중년여성, 자살한 아내를 대신해서 자녀를 잘 키우려고 열심히 살아왔다는 중년남성, 고된 시집살이 속에서 남편의 무시와 죽음을 경험하고 평생 글조차 모르고 살았음을 조심스럽게 고백하던 노년의 여성, 특별한 삶을 선물받아 자신이 살아왔던 삶에 만족한다며 다가오는 죽음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한 노년의 남성이 그렇습니다. 그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삶 속에서 때로는 힘든 삶의 무게를 홀로 감내하며 무척 힘들었다고 했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가족과 지내면서 즐거움도 있었고, 그래도 다가오는 죽음을 무섭고 두렵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 휴식을 맞이하는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죽음이 다가올 때 자신을 그렇게 힘들게 만들었던 삶의 짐 때문에 자신이 행복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고 표현했습니다. 죽음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가 끝나고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pp.176~177 나는 점차 사라지는 몸의 기능보다 남아 있는 기능을 가지고 무엇을 할 것인지 계획하자고 말해봅니다. 그럼에도 많은 환자들은 매일 반복해서 질문합니다. 언제 걸을 수 있을지, 언제 밥을 먹게 될 것인지를요. 안 되는 것,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에 시간을 보내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추려서 그것부터 해보자고 권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기야 못 움직이고 못 먹는데, 어떻게 긍정적인 생각이 들까요. 환자들은 ‘나는 죽지 않아’라는 생각을 하면서 부정하려 해도, 내 몸이 말을 듣지 않는 것을 인식하며 불안해합니다. 혹시 믿을 수도 믿기지도 않으니, 반복해서 내게 자신의 상태를 물어보는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나는 다시 물어보자고 마음을 바꿨습니다. 어제 이야기한 주제로 오늘도 다시 이야기해봅니다. “같은 질문을 어제도 오늘도 하셨는데, 마음속에 어떤 궁금점이 생겼는지요? 같은 질문을 하게 된 어떤 생각이나 경험이 있나요?” 의사로서도 길을 찾을 수 없다면 처음으로 돌아가듯이, 이 문제에 고민을 한 환자 당사자에게 물어봅니다. 현장에서 환자가 답을 줄 것이니까요. pp 207~208 가족은 오히려 가족이기에 가끔은 큰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끔은 세상에서 가장 큰 성벽을 만들어서 지켜주기도 하지요. 그렇기에 때로는 그 성벽이 자신에게 상처가 되고 있음을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가장 귀한 시간을 가장 짧게 보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대장암, 척추전이, 척수압박증후군, 파킨슨병으로 고생했던 50대 남자 환자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많은 고난이 있었지만, 최근에 통증과 증상이 잘 조절되면서 편히 잘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나에게 울먹거리며 말을 꺼냈습니다. “선생님, 아무도 날 이해하지 않고 도와주지 않는 것 같아요.” ‘병원에서 잘 지내고 계셨는데 무슨 일인가’ 하고 귀를 기울였지만, 그는 더 이상 이야기해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가 이야기할 때까지 기다려주기로 했습니다. 그를 위한 나의 또 다른 배려인 셈이었습니다. 회진을 마치고 병실을 나와 환자의 아내와 면담을 해보니, 최근 아내가 오십견으로 물리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통증 때문에 힘들어서 남편의 자세를 바꿀 때 평소보다 힘을 덜 주었다고 했습니다. 남편이 산책을 하자고 해도 아내는 병실에서 쉬자고 했다고 했습니다. 그때 남편이 섭섭함을 느꼈는지 자신에게 더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죠. pp.222~223

저자소개

대구에서 태어나 지극히 평범하게 학창시절을 보냈다. 여자가 사회생활하려면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는 친지 어르신의 말씀에 얼떨결에 의과대학에 진학했다. 졸업 후 의사로서 특별한 사명감 없이 쉬운 길만 찾아다니던 중 남편 연수 때문에 미국 텍사스로 이주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생애 처음으로 안식년을 보내면서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고 죽음에 대한 해답을 찾게 되었다. 다시 귀국해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이라 생각하고 보바스기념병원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아직은 서툴지만 말기 암 환자들의 신체적인 증상뿐만 아니라 심리적·영적인 문제까지도 돌볼 수 있는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목차

들어가며_ 죽음이 다가오는 순간에 알게 되는 것들 추천의 글_ 아름다운 마무리, 아름다운 삶 1장 내게 두려운 건 죽음뿐이었습니다 내게 두려운 건 죽음뿐이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 아버지, 그 이름만으로도 상처로 남지 않을 죽음을 위하여 2장 백 송이의 장미로 기억되는 이름 슬퍼할 수 없는 밤 백 송이의 장미로 기억되는 이름 어머니와 대장암 친애하는 나의 사별가족에게 죽음을 헤아리며 3장 물까치 엄마의 이별 이야기 물까치 엄마의 이별 이야기 부처가 예수이고 예수가 부처다 삶의 나이라는 것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의 자세 사랑의 기억이 가슴 깊이 남아 있기에 4장 남은 시간과 남겨진 시간 후각으로 기억되는 이들 남은 시간과 남겨진 시간 상실, 또 다른 이름의 치유 현재라는 이름의 선물 모녀 이야기 5장 봄날의 위로 봄날의 위로 노을을 품은 하늘이 아름답다 그대에게 쓰는 편지 따뜻한 눈이 내릴 수 있을까? 삶의 향기가 머물러 있는 곳에 서서 6장 우리 다시 만나요 있을 때 잘해 내가 언제 걸을 수 있을까요? 당신을 이해합니다 우리 다시 만나요 지나고 나면 너무 짧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