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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자란다
소년은 자란다
  • 저자채만식
  • 출판사더플래닛
  • 출판일2018-11-26
  • 등록일2019-02-08
보유 2,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서울 차가 들어왔다. 조금 있다, 나오는 목이 미어지도록 차 손님이 풀리어 나왔다. 땀 밴 얼굴과 휘감기는 옷이, 짐이랑 모두들 시꺼멓게 기차 연기에 그을리었다. 뚜껑 없는 곳간 차와, 찻간 지붕에 올라앉아 오기 때문이었다. 영호는 저도 연기와 석탄재가 쏟아지는 뚜껑 없는 곳간 차를 타고, 대전까지는 아무 탈 없이 아버지와 함께 오던 일이 생각이 나면서, 누가 감추어 두고 안 주기나 하는 것처럼 잃어버린 아버지가 안타깝게 보고 싶었다. 곧 울음이 터지려고 입이 비죽비죽하여지는 것을 억지로 참고, 영호는 나오는 차 손님들을 열심히 여새겨 보았다. 차 손님들은 오늘도 역시 한 모양들이었다. 큰 바랑(룩색)을 지고도 손에 짐을 들고 한 사람과, 큰 보따리를 서너 개씩 이고 안고 한 여인네가 태반이었다. 더러 섞인 아이들도 저보다 큰 봇짐을 지거나 메거나 하였다. 이런 손님은 열이면 열이 다 쌀을 가지고 가, 혹은 빈몸으로 가서 물건을 쳐오는 서울 장사들이었다. 양복이나 조선옷이라도 깨끗하게 입은 점잖다는 손님은 퍽 드물었다. 영호는 한 사람이라도 놓칠세라 애를 쓰면서 나오는 차 손님을 일일이 눈여겨보았다. 그러나 그 많은 총중이 아무도 아버지는 아니었다. 느지감치, 내외 양주가 어린아이를 데리고 여느 손님들보다 알아보게 옷 주제가 남루하고 헌 이불이야 옷 보따리가 너주레하고, 지쳐 기운이 없이 걸어 나오는 일행은 묻지 않아도 만주나 이북에서 오는 전재민이었다.

저자소개

소설가·극작가. 전북 옥구 출생. 중앙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 대학 부속 제일와세다 고등병원 영문과를 중퇴한 뒤 귀국, 동아일보·조선일보·개벽사 기자를 지냄. 단편 「새 길로」가 『조선문단』에 추천되면서 문단에 등단하여 290여편의 작품을 발표함. 장편으로 『탁류』『인형의 집을 나와서』등이 있으며, 단편으로 「레디메이드 인생」「인테리와 빈대떡」「치숙」등이 있음. 중편으로 『과도기』『소년은 자란다』등이 있으며, 뒤늦게 발굴된 희곡으로 『가족 버선』과 『제향날』『돼지』『당랑의 전설』등이 있음. 1950년 6월 11일 전북 이리시 마동에서 폐병으로 인하여 49세를 일기로 작고함.

목차

1. 용상(龍牀)보다 더한 것 2. 오 선생 3. 부득불 조선 사람 4. 간도의 역사는 5. 고국으로 고국으로 6. 지워버린 고향 7. 일등공(一等功)과 북어와 기타(其他) 8. 비싼 해방 9. 무너져가는 것…… 10. 이상한 민주주의 11. 또 한 번 ‘묵서’ 12. 없어진 아버지 13. 오누이 단둘이서 14. 물고기가 사는 세상 15. 외로움 16. 훌륭한 사람의 세계 17. 소년은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