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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조
낙조
  • 저자채만식
  • 출판사더플래닛
  • 출판일2018-11-26
  • 등록일2019-02-08
보유 2, 대출 0, 예약 0, 누적대출 0, 누적예약 0

책소개

모처럼 별식으로 닭 국물에 칼국수를 해서 식구가 땀을 흘려가며 먹고 있는 참이었다. “이런 때 느이 황주 아주머니나 오셌다 한 그릇 훌훌 자섰드라면 좋을걸 그랬구나…… 말이야 없겠느냐마는, 그 마나님두 인저 전과 달라 여름 삼복에 병아리라두 몇 마리 삶아 소복이라두 하구 엄두를 낼 사세가 되들 못하구. ……내남적없이 모두 살기가 이렇게 하루하루 쪼들려만 가니…….” 어머니가 생각이 나 걸려 해 하는 말이었다. 어머니는 의가 좋고 해서 그러던 것이지마는 어버지는 어머니와 달라, 황주 아주머니가 별반 직성이 맞지를 않는 편이었다. “그래두 그 마나님넨 느는 게 있어 좋습니다.” “온 영감두. 지금 사는 그 일본 집두 30만 환에 내놨다는데 그래요? 한 30만 환 받아, 사글세 집을 얻든지, 문 밖으루다 조그만한 걸 한 채 장만하든지 하구서, 남겨진 가지구 얼마 동안 가용이라두 쓰구 할영으루다…….” “느는 게 조음 많으우?…… 자아, 몸집이 늘지. 희떠운 거 늘지. 시끄런 거 늘지. 말 능란한 거 늘지. 따님 양개화(洋開化) 늘지. 아마 그 마나님은, 한때 그 국회의원이라드냐 하는 걸 선거하는 데 내세우구서, 누굴 추천하는 연설 같은 걸 시켰으면 아주 일등으루 잘했을 거야.” “난 또 무슨 말씀이라구…….” 어머니는 그만 웃고 만다. 아버지도 따라 웃으면서 “난 정말이지, 그 생철동이, 하두 시끄러 골치가 아파 못하겠습디다.” “아따, 생철동인 생철동이루 씨어먹게스리 마련 아니우? 세상 사람이나 세상일이 다 그렇게 제제끔이요, 제 곬이 있는 법 아니우?”

저자소개

소설가·극작가. 전북 옥구 출생. 중앙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와세다 대학 부속 제일와세다 고등병원 영문과를 중퇴한 뒤 귀국, 동아일보·조선일보·개벽사 기자를 지냄. 단편 「새 길로」가 『조선문단』에 추천되면서 문단에 등단하여 290여편의 작품을 발표함. 장편으로 『탁류』『인형의 집을 나와서』등이 있으며, 단편으로 「레디메이드 인생」「인테리와 빈대떡」「치숙」등이 있음. 중편으로 『과도기』『소년은 자란다』등이 있으며, 뒤늦게 발굴된 희곡으로 『가족 버선』과 『제향날』『돼지』『당랑의 전설』등이 있음. 1950년 6월 11일 전북 이리시 마동에서 폐병으로 인하여 49세를 일기로 작고함.

목차

1. 2. 3. 4. 5.